다음 상황을 가정해 보자. 운동 초보자가 마음을 다잡고 헬스클럽에 다니려 한다. 과거 프로모션 행사에 이끌려 저렴한 헬스장에서 한두 달 운동해 본 경험이 전부다. 경제적 이유로 비싼 PT(Personal Training)를 받기는 어렵다. 이런 초급자에게 마냥 크고 화려한 피트니스 센터가 좋을까? 결코 아니다.

지척에 널린 헬스클럽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자. 한가운데 헬스 머신과 케이블 머신이 가득하다. 전망 좋은 창가는 러닝머신(treadmill)이 독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헬스클럽은 별반 차이 없어보인다. 이 중 본인이 다닐 곳을 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프리 웨이트 존(free weight zone)이다. 프리 웨이트 존이란 프리 웨이트 운동(free weight exercises)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프리 웨이트 운동이란 헬스 머신 대신 바벨, 덤벨 그리고 자신의 체중을 부하(load)로 이용하는 운동을 지칭한다.

Free Weight Zone ⓒ Pixabay 

사실 케이블 머신을 비롯한 각종 헬스 머신은 사고나 질환으로 기능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재활을 위해 만들어진 의료용 장비다. 다양한 머신을 대형 병원의 재활치료실이나 운동치료실에서도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당초 목적이 달랐다.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기구로 멀쩡한 사람들이 몸을 만들고 있었던 거다. 헬스 머신은 역학적으로 대단히 불합리한 움직임을 요구한다. 머신의 폐쇄적인 구조는 사람의 몸을 정해진 궤적으로만 움직이게 한다. 개개인마다 다른 체격, 유연성, 가동 범위(range of motion) 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모두가 똑같은 각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기에 동작하는 내내 일정한 부하를 경험한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에는 동작의 시작과 중간, 끝의 부하가 모두 다른데도 말이다.

헬스 머신으로 특정 근육군만을 강화하는 고립운동(isolation exercises)은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깨뜨린다. 운동 초급자에게는 특히나 해롭다.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해 봤을 법한 두 가지 머신을 예로 들어보자.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머신에는 레그 익스텐션(leg extension)과 레그 컬(leg curl)이 있다. 레그 익스텐션은 하체 근육 중에서 전면부의 대퇴사두근을 자극한다. 이와는 반대로 레그 컬은 하체 근육 중 후면부의 햄스트링을 주로 사용한다. 여기서 가만 생각해 보자. 인간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중 대퇴사두근 혹은 햄스트링만을 사용하는 동작이 있던가?

Seated Leg Extension ⓒ Wikimedia commons by Everkinetic
Lying Leg Curl ⓒ Wikimedia commons by Everkinetic

초급자는 특정 근육만을 자극하는 고립 운동이 아니라 한 번에 여러 관절과 근육이 동원되는 복합 운동(compound exercises)을 해야 한다. 운동에 익숙해지고 본인의 근력을 알게 되기까지 신체를 균형적으로 발달시켜야 한다. 고립 운동은 상해를 입어 기능이 손상된 경우 혹은 오랜 운동 끝에 근력의 불균형을 알아챘을 때 약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특별히 아프거나 불균형한 부위가 있지 않은 한, 애써 고립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머신 운동과 대비되는 프리 웨이트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무게를 지지할 곳이라곤 오직 자신의 몸밖에 없다는거다. 동작을 해내려면 우선 몸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흔들림 없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몸은 뇌신경과 근신경을 총동원한다. 뿐만 아니라 프리웨이트 운동에서는 관절 유연성이 허용하는 한 최대 가동 범위를 사용할 수 있다.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동작을 수행하기 때문에 힘뿐만 아니라 협응력과 균형 감각까지 사용한다. 관여하는 근육군도 더 많아 근육을 키우는 데도 유리하다. 당연히 머신 운동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 여러 움직임이 혼합되어 있어서 실생활에 쓰이는 동작과 근육에 적합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레그 익스텐션과 레그 컬 대신 스쿼트(squat)와 데드리프트(deadlift)를 해 보는 건 어떨까?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는 모든 운동의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쿼트와 데드리프트의 근원이 되는 움직임은 ‘고관절을 무릎과 동시에 접었다 펴는 동작’이다. 이런 동작은 달리기 그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형태다. 게다가 두 운동 모두 힘의 원천인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을 강화하기에 최적의 운동으로 모든 스포츠 활동과 생활 전반의 근간을 이루는 동작이다. 뿐만 아니라 중력의 반대쪽으로 체중과 바벨 혹은 덤벨의 무게를 들어 올려야 하므로 고관절을 중심으로 하체를 비롯해 몸통까지 자극하게 된다. 동원되는 근육과 관절이 아주 많아 전신이 골고루 발달된다.

Dumbbell Squat ⓒ Wikimedia commons by Everkinetic
Back Squat ⓒ Wikimedia commons by Everkinetic
Deadlift ⓒ Wikimedia commons by Everkinetic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만큼은 전문가에게 배우자는거다. 어쭙잖게 영상보고 따라하다간 다친다. 모든 운동의 기초가 되는 이 두 동작만큼은 돈 주고 배울 가치있다.

헬스클럽을 고르는 원칙, 프리웨이트 존이 얼마나 충실한가다. 눈으로 현혹하기 쉬운 화려한 헬스 기구 대신 프리 웨이트 공간을 넓게 만들어 둔 헬스장, 겉보기엔 휑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적어도 헬스클럽 오너가 프리 웨이트 운동을 중시하는 자세를 방증한다. 고립 운동과 복합 운동을 적절히 섞으며 중량을 올리는 숙련자가 되기 위한 선제 조건은 근력이다. 근력을 키우기 위해 헬스머신 대신 프리 웨이트 존에 주목하자.

Reference
1. 최영민. (2014). 불량헬스2 스트렝쓰편. 롤링다이스.
2. 송영규. (2010). 피트니스가 내 몸을 망친다. 위즈덤하우스.
3. 수피. (2014). 헬스의 정석: 종합편. 롤링다이스.
4. Morgan, A. The Big 3 Routine. Retrieved from https://rippedbody.com/the-big-3-rou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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