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지는 매월, 영감을 줄 수 있는 운동인을 인터뷰하여 소개합니다.
인터뷰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자 구어체로 작성하였습니다.

© 김민경

김민경
크로스핏 하트비트 오너 겸 헤드코치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서 6년째 크로스핏 하트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경입니다.

1️⃣ 크로스핏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1살에 남자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원체 정적인 운동을 싫어해서 남자친구가 같이 해보자며 설득하더라고요. 마침 제가 다니던 대학교 앞에 크로스핏 박스가 있길래 남자친구 따라 같이 시작했던 거예요.

2️⃣ 크로스핏을 취미로 즐기는 것과 그걸 직업으로 삼는 건 전혀 다른 것일 텐데 코치가 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크로스핏에 한창 빠져서 운동하다가 결국엔 크로스핏 Lv.1 자격증까지 따게 됐거든요. 22살에. 레벨원 자격증까지 땄겠다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미국 본토의 크로스핏은 어떨까 하고요. 사실 그때 당시에는 박스를 차려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 같은 것도 전혀 없었어요. 유명한 선수들이 운동하는 영상을 유튜브로만 봤었는데 실제로도 한번 보고 싶더라고요. 그들이 다니는 박스의 트레이닝 방법이나 분위기, 운영 방식 등도 경험해보고 싶었고요. 

2012년도 당시에 되게 핫했던 애슬릿이 리치 프로닝(Rich Froning Jr.), 제이슨 칼리파(Jason Khalipa), 애니(Anníe Mist Þórisdóttir) 3명이었는데요. 이 세명 중의 한 명이라도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에 무작정 구글링한 거예요. 검색해보니 제이슨 칼리파는 캘리포니아에서 NorCal Crossfit이라는 박스를 여러 곳 운영하고 있더라구요. 크로스핏 초창기 게임즈 애슬릿인데다가 박스를 여러 개 운영하는 걸 보면서 무작정 찾아가서 뭐라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컨택을 했죠. 그러고는 바로 미국으로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했고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단지 팬심에, 별다른 생각 없이 미국행을 택한 겁니다. (웃음)

미국에 가서 직접 경험해보니 제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더라고요. 분위기나 코칭 방식 등등이. 노칼크로스핏 코치님들이 배려해주셔서 게임즈 애슬릿들과 수개월 간 함께 운동도 하고 코칭하는 것도 구경하고.. 그러다보니 저만의 박스를 차려보고 싶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온 뒤, 뭔가 홀린 듯이 크로스핏 하트비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3️⃣ 2013년 당시에는 크로스핏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인데 홍보는 어떻게 하셨나요?

처음에는 전단지를 만들어서 대학교 앞에서 나눠줬어요. 학생들이 많이 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간판을 보고 지나가던 동네 주민들이 더 많이 오시더라구요. 이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호프집으로 착각하시고 방문한 분들도 많으세요. (웃음) 사실 그때 당시에는 크로스핏이 운동인지조차 모르는 분이 많으셨어요.

동네 주민분들이 우선 운동을 해보시고서 주변에 입소문을 많이 내주셨습니다. 사실 공격적인 홍보는 초창기에 전단지를 나눠준 것 말고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대부분이 지인 추천으로 오십니다. 초창기 멤버분들이 아직도 하트비트에서 운동하고 계시고요.

© 크로스핏 하트비트

4️⃣ 이름을 하트비트라고 지은 이유가 있다면요?

많은 사람들이 심장 뛰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웃음) 물론 생물학적으로는 아드레날린이 심장박동수를 높이지만, 매일 와드에 도전하고 완수하면서 심장 뛰는, 열정적인 삶을 사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트비트라고 지었습니다.

5️⃣ 크로스핏터로서 코치님이 애정하는 기어가 궁금해요. 한 가지 소개해주실 수 있다면요?

손목 보호대요. 고중량이나 고반복 운동 때문에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갔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니 터널증후군이래요. 혹시 운동 때문에 이걸 겪는 건가 싶어 재차 여쭤봤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운동을 해서 아픈 게 아니라 원래 약했던 손목을 본격적으로 쓰게 되면서 드러난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알았어요. 손목이 저에게 위크포인트라는 걸.

그 진단 이후에는 운동할 때 무조건 손목 보호대를 착용합니다. 크리오로지(Chriology)라는 브랜드의 역도선수용 손목 보호대를 애용해요.

6️⃣ 개인적으로 운동하기 참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때는 언제인가요?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으면서 특히 그런 걸 많이 느껴요. 임신 중에도 저는 주 5회 운동을 했었거든요. 물론 주치의 선생님의 세심한 체크가 있었죠. 강도는 임신 전의 60~70% 정도로 낮춰서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임신 중에 흔히 겪는 부종이나 기타 나쁜 이벤트들은 겪지 않았어요. 전반적으로 순탄했달까요?

출산 후에는 아기가 도통 누워있으려 하지 않아서 심지어 잘 때도 아기를 메고 있었거든요. 모성애를 능가하는 체력이 필요한 때인데 제가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정말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몸이 정신을 지배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그 아기가 어느덧 4살이고 뛰어노는 걸 너무 좋아해서 아주 열심히 놀아주고 있습니다. (웃음) 말 그대로 체력전이죠. 크로스핏이든 아니든, 임신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는 꼭 운동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모성애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그 무언가가 있거든요. 육아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7️⃣ 임신한 상태에서 어떻게 와드를 수행하셨는지 궁금해요.

기존의 와드(WOD, Workout Of the Day)를 조금씩 스케일 다운했었어요. 보통 임신 16주까지를 안정기라고 하는데 그때까지는 러닝은 로잉으로, 박스 점프는 스텝업 정도로만 바꿨지 나머지는 임신 전과 동일하게 했었어요.

푸쉬업은 30주까지 패럴렛바를 사용해서 했고 30~40주에는 패럴렛바를 사용하되 무릎을 꿇고서 했었어요. (*위 사진 참고) 그리고 버피는 임산부 버피(Pregnant Burpees)라고 벽을 마주보고 서서 벽푸쉬업 1번 + 스쿼트 1번으로 진행했었습니다.

8️⃣ 바벨을 사용하는 동작은요?

16주까지는 배가 별로 나오지 않는 주수라서 바벨로 리프팅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어요. 강도는 임신 전의 60~70% 정도로 했고요. 그런데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 스내치나 클린 같은 역도 동작 자세가 틀어지더라구요. 바 패스(bar path)가 자꾸 바뀌길래 풀(pull)을 조금 더 짧게 치고 배를 피해서 리프팅을 했습니다. 말을 걸었을 때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심박수를 유지하면서요. 

물론 이 모든 것들은 주치의 선생님의 진단 아래 진행됐던 거예요.

무엇보다 제일 재밌었던 건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의 반응이에요. 배가 불러있는 채로 그런 운동을 하는 걸 보기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래서 혼자 벽보고 운동하기도 했었습니다. (웃음)

9️⃣ 마지막으로 크로스핏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연찮게 본 광고카피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화를 내고, 기를 쓰고, 악을 쓰고, 욕심 내고, 애태우고. 이것은 당신이 남들보다 조금 더 열정적이기 때문입니다.”

크로스핏을 포함한 모든 운동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동하는 분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열정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해요. 오늘 주어진 와드를 완수해야겠다는 단기적인 목표에서부터, 개개인들의 저마다 다른 장기 목표까지. 운동이 목적이 되었든 수단이 되었든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건 분명하잖아요. 모두 즐겁게, 안전하게, 오랜시간 꾸준히 운동하시기를 바래요. 진부한 대답이지만, 누가뭐래도 건강이 최고니까요.

🌐 김민경 크로스핏 코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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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핏 하트비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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