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바른 움직임은 존재하는가? 평생 직간접적으로 피트니스 업계에서 소비자로 살아온 내가 최근에 가진 의문이다. 인간의 움직임에 대한 견해는 저마다 다르다. 

‘움직이면 무조건 좋은 건가?’ 
‘그렇다면 어떻게, 얼마나 움직여야 하나?’

이는 피트니스 업계를 관통하는 질문이자 상품 그 자체 혹은 마케팅 클레임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잇속을 챙기기 위해 답을 왜곡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무엇이 올바른 움직임인지는 판별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 아래 내가 추구하는 바는, 정답을 찾진 못할지라도 오답은 스스로 가려 낼 수 있는 지혜를 갖는 것이다. 이 지혜의 출발점에는 인체의 진화 그리고 그것을 촉진한 직립보행에 대한 이해가 있다.

Human Evolution ⓒ Pixabay

수백만 년에 걸쳐 몸이 진화한 배경에는 사냥이 있다. 생존을 위해 오랜 시간 몸은 최적의 구조로 변화했다.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두 발로 서는 네발짐승과 달리 지속적이며 완전한 직립보행은 인간에게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쳤다. 손이 자유로워 도구를 사용하기 쉬워졌고 이동 거리가 늘어나 문화 전파가 가속화되었다.

무엇보다 인간의 몸은 중력에 온전히 맞서게 됐다. 가슴을 펴고 몸을 곧게 세우면서 근육과 관절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기본적으로 직립은 무게중심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낮은 자세에서 네 개의 팔다리로 지탱하던 것을 높은 자세에서 두 다리로만 버텨야 한다. 몸은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근육과 관절을 끊임없이 조율한다.

ⓒ Pxhere

하지만 애석하게도 오늘날의 빠른 환경 변화에 신체는 적응하지 못했다. 과거에 비해 먹을 것이 넘쳐나는 지금, 인간은 덜 움직인다.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이와 같은 비활동성은 인류 진화에 역행하는 행보다. 우리 모두는 기술의 진보를 경험함과 동시에 신체의 퇴보를 겪고 있다. 기계와 도구에 둘러싸이면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사용해야 할 근육을 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 가동 범위 역시 축소되었다. 몸은 움직임에 최적화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기에, 자주 사용하는 부위만 편향적으로 발달된다. 이는 몸 전체의 불균형 더 나아가 통증, 부상, 수술로 이어진다.

Form follows function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 Louis H. Sullivan (루이스 설리번)

몸(형태)은 움직임(기능)을 따른다. 바른 움직임은 근원적이다. 선천적 기형이 없는 한 모든 인간은 동일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다. 이는 이상적인 움직임과 매뉴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벗어난 자세는 몸의 구조를 왜곡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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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근원적인 움직임 ‘달리기’가 필요하다

올바른 움직임의 전제 조건은 자연스러움이다. 여기서 자연스러움이란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결과에 다름 아니다. 인류의 진화사를 들여다보면 인류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달리기다. 달릴 때 두 발만 쓰는 동물은 인간뿐이다. 어떤 진화학자들은 인간이 안정적인 직립보행을 할 수 있는 이유로 달리기를 꼽는다. 곧게 선 척추와 고관절, 높은 출력을 가진 엉덩이와 허벅지, 지구력이 뛰어난 장딴지 등 인체의 구조는 달리기 위해 진화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많은 상품과 운동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오늘날, 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특별한 방법만 쫓는다면 고도화된 피트니스 산업에서 어리석은 소비자이기를 자처하는 꼴이다. 지속 가능한 바른 움직임을 찾아 뒤틀린 몸을 초기화시키는 것이 먼저다. 인간의 몸은 어렵다. 법조계, 의학계만큼이나 정보의 편차가 심한 곳이 바로 피트니스 업계다. 우리 스스로가 바른 몸, 바른 움직임에 대한 혜안을 가져야 거짓 정보를 걸러 낼 수 있다. 특별한 배움 없이 언제든 할 수 있는 근원적인 움직임 ‘달리기’로 몸의 변화를 먼저 느껴 보자. 아는 만큼 보인다. 움직이는 만큼 느낀다.

Reference
1. 남세희. (2015). 바른 몸이 아름답다. 중앙북스.
2. Michael Hopkin. (2004). Distance running ‘shaped human evolution’. Retrieved from https://www.nature.com/news/2004/041115/full/news041115-9.html
3. 최영민. (2013). 불량헬스. 롤링다이스.
4. University of Utah. (2004). How running made us human: Endurance running let us evolve to look they way we do. Retrieved from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04/11/041123163757.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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